2013년 1월 28일 새벽 5시즈음에.
갑자기 와이프가 나를 살짝 깨운다.
'우리 아이가 생긴 것 같아.'
난 원래 잠이 무지하게 깊게 드는 편이라 그때 당시 크게 표현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약 1시간반쯤 후.
와이프의 테스터를 보고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두 줄.
우리는 환희에 차 올랐다.
서로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주변의 상황을 보면 막상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힘겹게 아이를 가지고.
몸을 함부로 놀리는 것들이 오히려 쉽게 쉽게 임신하고 낙태를 하는 것 같아서 내심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딱 계획에 맞춰서 아기가 자리를 잘 잡았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는 우리나라처럼 쉽게 쉽게 가자마자 의사의 진료를 받고 그러는 시스템이 아니다.
어디를 가려고 해도 의사랑 약속을 잡고 뭐하고. 에휴. 복잡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테스터기를 해보는 것 뿐...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후로 며칠동안 이 회사 저 회사 테스터를 사다가 계속 확인을 했던 것 같다.
처음으로 병원을 전화해서 예약을 잡고. 그래도 2주 후였던 것 같다.
여튼 2월 14일에 병원에서 간호사를 만나서 간단한 설명과 검사를 하고 의사와 약속을 잡은 채로 돌아왔다.
그동안 처음에는 초음파로 아기를 확인한 후에 어른들께 알릴까 하던 우리의 다짐은 근질근질한 입으로 인해 양가 부모님께 소식을 전하게 된다.
너무 좋아하시던 부모님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처음으로 부모님을 위해 뭔가 제대로된 일을 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ㅎㅎ
산부인과 첫 방문에 체리라는 여성 의사를 만났는데. 인상은 좋았으나 기계치인듯 했다.
초음파 기계를 새로 바꾼지 얼마 안되었다고 한참을 헤맨 후에야 비로소 콩알만한 새생명을 만날 수 있었다.
도담이.
한글로 예쁜 태명을 인터넷으로 찾다가보니. 순수 한글로 도담도담이라는 말이 들어왔다.
건강하게 뛰어노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묘사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후 여러가지를 더 찾긴 했지만 입에 도담이가 제일 와닿아서 결국 도담이로 결정! (남은 태명은 둘째를 위해 아껴놓기로 했다.)
처음 스크린으로 만난 도담이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생명의 신비.
고작 2센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저 땅콩모양이 우리의 새생명이구나!
그 날의 감동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두번째 방문에도 우연히 체리 선생님이 예약되었다.
이 곳은 우리가 의사를 지정하던지 시간을 지정하면 그 시간에 비어있는 의사와 연결해주던지 하는 시스템이다.
고로 그 이후로는 체리 선생님은 못만났다.ㅎㅎ
또한 초음파를 자주해주지 않는다. 8주쯤에 애가 잘 들어서 있나 보여주고.
20주에 잘 성장하고 있나. 그리고 부모의 동의하에 성별을 알려준다.
여튼 임신기간 내에 두번 밖에 하지 않는 초음파인데.
저번에 헤매고 미안해서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시 초음파를 해주었다.
LUCKY!!!
우리는 도담이를 4주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콩닥콩닥 거리는 심장소리도 듣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20주에 이르렀다.
이때는 정밀 초음파에 들어간다.
애가 혹시나 기형인 곳은 없는지 심장은 잘 뛰는지 등등.
약 1시간 정도의 초음파 동안에 우리 도담이가 정말 활발하게 움직이고 제법 사람모양으로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것 또한 생명의 신비!!!
초음파를 하는 동안에 손가락도 빨고 다리도 쭉 뻗고 몸도 뒤척뒤척거리고.
정말이지 아빠 엄마가 되어가는 일은 신비하고 또 신비하다.
그리고 이 날 도담이는 도담'군'임이 밝혀졌다.
난 솔직히 아들이건 딸이건 상관없었는데.
와이프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았다.
어른들을 위해서라도 아들을 낳고 싶었나보다.
며느리들은 아들을 낳아야한다는 무언의 압박감(?) 뭐 그런게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여튼 초음파 테크니션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boy가 맞냐고 물어보고는 너무 좋아하는 모습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우리 도담이는 벌써 30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추신수)
얼마전 3D 초음파를 찍으러 필라델피아에 다녀왔다.
이곳은 웃긴것이 병원에서 두번의 초음파를 해주고 추가로 하려면 거의 500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더군다나 3D를 구비하고 있는 병원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근처에 입체 초음파를 찍을 수 있는 사설 기관들이 있다는거.
약 30분 동안을 보는데 진짜 실제 아이의 모습이 더더욱 궁금해져버리고 말았다.
하품하는 도담이.
졸려서 눈비비는 도담이.
진짜 언능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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